갈 곳 없는 아이들을 맡아 기르는‘ 이삭의 집’이라는 곳이 있다. 천주교의 후원을 받아 운영하는 이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고등학생 영재는 이삭의 집을 떠날 나이지만 이곳을 벗어나고 싶지 않다. 동생과 아버지가 있는 집은 결코 돌아가고 싶지 않은 곳이기 때문이다. 영재는 이삭의 집 원장부부에게 잘 보이려 신학교에 가서 신부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실제론 그만한 신앙심이 없을 뿐더러 성당 후원물품을 훔쳐 팔면서도 성실하고 착한 아이인 것처럼 주변 사람들을 속인다.이삭의 집에 함께 있던 범태가 도움을 청해도 외면하던 영재는 동생마저 이삭의 집에 맡기려는 아버지 때문에 분노한다. 영화가 보여주는 영재의 이중생활은 때론 슬프고 때론 가증스럽다. 소년은 아직 어디로 갈지 방향을 잡지 못한 상태이고 가족과 사회와 학교는 소년에게 어떤 지침도 주지 못한다. 과연 소년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남동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