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찾아가는 여인에 관한 영화. 골리는 20년 동안의 프랑스 생활을 접고 고향인 이란의 북부 라슈트로 돌아온다. 그녀를 가장 먼저 맞이해 준 이는 액자 가게를 운영하는 파르하드. 하지만, 골리는 동창이었다고 주장하는 파르하드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다. 그럼에도 파르하드는 그녀의 과거를 기억하고 있고, 심지어 돌아가신 그녀의 어머니와도 가까운 사이였다. 하지만, 골리는 그런 파르하드에 의존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가 부담스럽다. 파르하드의 직업이 액자를 만드는 것이라는 사실은 그런 면에서 매우 의미심장하다. 그는 마치 액자 속의 사진이나 그림처럼 모든 기억을 정확하게 보관하고 있다. 반면에 골리의 기억은 모든 것이 명확하지 않다. 그래서, 골리는 파르하드의 도움을 받는 한편, 과거에 가까웠던 마을 사람들을 만나면서 기억을 되짚어 간다. 사피 야즈다니안 감독은 골리의 기억 찾기를 때로는 판타지로, 또 때로는 시간여행 방식으로 묘사한다. 그리고, 그 과정은 뜻밖에도 골리가 파르하드를 알아가는 과정이 되기도 한다. (김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