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옛날 한국의 무는 국가와 백성의 안녕을 주관하는 제사장이었다. 잊혀진 듯 정확하게 이해되지 못한 한국 무의 흔적을 성실한 고증과 대상에 대한 밀착으로 그려 내고 있다. 또한 우리가 보통 무속이나 미신이라고 생각하는 시각을 고쳐 줄 만한 풍성한 자료와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안정된 구성과 충실한 정보 전달, 거기에 무속인들의 삶을 흥미 위주가 아닌 따뜻한 시각으로 그려 내고 있어서 보는 이로 하여금 친밀감을 갖게 한다. 5년에 한 번 열리는 포항의 풍어제에서는 삶에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하는 대동의 축제를 보여 준다. 한강 이남의 세습무와 중부의 강신무 무당, 당골 자매의 이야기를 통해 보여 주는 진도 씻김굿. 점점 이들의 삶 속에 뿌리박힌 한의 정서와 죽은 자의 소리를 듣는 타고난 운명,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 있는 사람과의 매개를 통해 굳건히 살아가고 있는 군상들을 만나게 된다. 보는 이로 하여금 굿에 직접 참여하는 듯한 체험을 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홍효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