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저명한 미스테리 작가 에도가와 람포와 츠카모토 신야의 만남은 예사롭지가 않다. 에도가와 람포의 그로테스크한 세계와 츠카모토 신야의 역동적이며 환상적인 세계의 만남이 기대 이상으로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20세기 초 메이지시대가 시대적 배경임에도 불구하고 <쌍생아>는 미래세계의 디스토피아를 보는 듯하다. 전염병이 창권하던 20세기 초 도쿄, 의사인 유키오는 과거의 행적을 알 수 없는 아내 린과 행복한 삶을 살고 있지만 , 갑자기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진다. 어느 날 갑자기 아버지와 어머니가 차례로 사망하는가 하면 , 자신과 똑같이 생긴 남자에 의해 깊은 우물에 갇히고 만다. 유키오를 가둔 이는 다름아닌 그의 쌍둥이 형제 수테키치 였다. 부모에 의해 버림받고 거지로 살아왔던 수테키치는 바로 자신의 연인이었던 린이 유키오와 함께 살고 있으며, 또한 유키오의 부모가 자신을 버린 부모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알고 난 뒤 복수를 하려고 한 것이다. 츠카모토 신야의 역동적인 카메라워크는 디스토피아에서 점차 미쳐가는 인간군상을 담아내는 데에 매우 효과적이며 , 의상과 분장, 헤어스타일 역시 이전의 츠카모토 신야의 영화가 그랬던 것처럼 시대를 초월한 사이버펑크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다. 또한 이 작품에서는 흥미로운 카메오의 등장이 관객을 즐겁게 해 줄 것이다. 거지왕초 카쿠비역의 부토댄서 아카지 마로는 더할 나위 없는 적역으로 보이며 , 아사노 타다노부와 타케나카 나오토의 깜짝출연 역시 이채롭다. (김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