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 이 조그만 섬에 왜 그리도 아픔이 많은지. 감독 청원탕은 대만현대사에서 그늘에 묻혀 있던 원주민들의 아픔을 이야기 한다. 그는 1980년대의 사회운동에 참여하면서 원주민들의 아픔을 이해하게 되었고 , 이를 영화로 옮겼다. 산지인(山地人)중에서도 파이완족 출신인 건설노동자 아막과 어느 매춘부와의 만남을 다룬 이 작품에서 아막과 매춘부는 끊임없이 카메라를 향해, 혹은 혼자서 독백을 한다. 그 의미는 아마도 한족 중심의 사회에서 메아리가 없는 그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그리고 진지하게 들어보자는 것일 것이다. 뿌리가 뽑힌 채 떠도는 그들의 독백은 때로는 슬픈 노래소리이기도 하며 , 또 때로는 목이 터져라 외치는 절규이기도 하다. 그들의 문제는 단순한 도농(都農)이나 전통/현대 의 문제가 아니라 어쩌면 영원히 치유가 불가능한 타이완인의 정체성에 관한 문제일 것이다. 도대체 누가 타이완인인인가 , 산지인인가 , 아니면 외성인(外省人)인가 또는 본성인(本省人)인가? 아막은 도시인과의 정상적인 대화가 거의 불가능 하다. 남을 도우려는 그의 선의마저 왜곡되어, 그는 아버지가 당했던 것처럼 어이없는 죽음을 당한다. 청원탕은 타이완인의 외형적 정통성은 한족에게 있을지 모르나 도덕적 정통성은 산지인들에게 있음을 말하고 있는 듯하다. <font color=red>4회 영화제 뉴커런츠 부문의 영화 중 유일한 16mm영화. </fo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