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침범하고 훼손한 인간들과 숲 속의 난폭해진 신(모노노케)들의 전쟁을 장대한 스케일로 그려낸 미야자키하야오의 집대성적인 작품[원령공주]는 일본 영화사상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일본산 애니메이션의 세계적인 평가와 스튜디오 지브리의 명성을 확고부동한 자리에 오려 놓았다.‘자연으로의 회귀’란 숭고한 베이스를 테마로 지금까지의 작품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일본을 무대로 일본인들의 손에 의한 모험 활극을 성사시키고자 한 [원령공주].학살과 증오로 뒤범벅이 된 혼란한 세계 속에서도,‘삶’에 대한 의미에 직면하게 된다는 것.그것은 인간들이 만나 서로의 이해관계를 통해 희망을 발견하게 된다는 메세지로 승화된다. 무로마츠 시대라 불리던 혼란시국의 일본.인간들의 숫자는 불어나서 자연은 훼손되고 숲은 황폐해졌지만 아직도 인간이 접근할 수 없는 태고의 수림이 남아 있다. 그 숲 속에서 언어을 구사하며 숲을 지매하는 모노노케라 불리는 신들과 그들의 손에 의해 자라난 소녀 ‘산’은 자신들긔 성역을 침범한 인간들에 대항하고 있다. 한편,분노와 증오 때문에 ‘타티리(원귀)의 신’으로 변한 모노노케를 어쩔수 없이 죽이게 된 천년 ‘아시타카’는 죽음의 저주를 받게 되고,자신의 팔목에 걸린 저주의 비밀을 풀기 위해 여행을 떠나게 되는데...자연을 지키는 신들과 개척을 위해 대항하는 인간들,저주받은 소년과 모노노케에 의해 성장한 소녀,이들 인간과 서로의 ‘삶’을 위한 의지에로의 귀결은,생태학이라는 단순한 시점을 넘어 인간성의 깊은 곳을 조명하려는 미야지키 하야오가 추구해온 ‘인간과 자연의 관계’란 세계관일 것이다.(양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