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중반의 소녀 레이는 대만인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지만 어머니의 매질과 학대를 이기지 못해 가출을 감행한다. 레이는 거리에서 임기응변으로 도움을 청하다 만난 아오이를 따라 그녀의 아파트에서 하룻밤을 묵게 된다. 다음 날 저녁, 아오이의 직장 상사 마루야마가 아파트에 침입해 아오이를 성폭행하려 하자, 레이는 아오이를 구하려다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 두 사람은 함께 도주의 길을 떠나고, 인적 드문 시골 마을에서 주인이 떠나고 휴업 중인 여관에 도착해 그들만의 머물 곳을 얻는다. 시간이 지나면서 레이의 멍은 희미해지지만 마음의 상처는 여전히 남아있다. 그럼에도 레이는 조금씩 성장한다. 1993년 타이완에서 태어난 스즈키 사에 감독은 도쿄예술대학 대학원 영상연구과에서 영화연출을 전공한 후 <A라는 여인> 등 네 편의 단편영화를 만들었다. <나의 정체성>은 그녀의 첫 번째 장편영화이다. (전양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