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의 거장 페드로 코스타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시네마틱한 여정이 펼쳐진다. <용암의 집>부터 <뼈>, <반다의 방>, <행진하는 청춘>, <호스 머니>까지 20년에 걸친 코스타 영화를 원재료로, 거기서 발췌한 스틸 컷과 사운드트랙이 직관에 따라 재배치된다. <사카벵>은 예술가와 작품에 관한 전통적인 다큐멘터리가 아니다.<br> 줄리오 알베스 감독은 페드로 코스타와 그의 작품에 대한 친절한 안내서를 만드는 대신 코스타의 영화에서 온 영감을 재배열하고 그 작업의 물질적 요소들을 전경화하여 이미지와 사운드에 관한 흥미로운 실험을 감행하였다. 이 실험에 코스타도 즐거이 동참한다. 전형적인 인터뷰 신 없이, 식별할 수 없는 상태로 얼핏 등장하거나 목소리로만 존재하는 그는 그 자신을 작품 속에 숨기고 녹여낸다. 페드로 코스타의 작업실에 놓인 노트북과 사진, 디지털 카메라, 35mm 필름 사본을 엿보는 즐거움은 곧 그의 영화를 감각하고 인식하는 길로 우리를 이끈다. 줄리오 알베스의 데뷔작이자 시네마틱한 영감으로 가득한 전위적인 필름 에세이. (강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