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아삼 지역에 살고 있는 십대 소녀 불불의 삶에 가로놓인 억압과 함께 삶을 개척해가는 강인함과 친밀한 교감, 불꽃놀이처럼 기적과 같은 순간을 놀라운 아름다움으로 연출한다. 노래하기를 꿈꾸고, 또래 친구들이 무엇보다 소중한, 사랑에 빠진 불불의 욕망은 사회적 요구와 편견에 가로막히고, 젠더의 경계를 위반한 수무는 조롱의 대상이 된다. 그러나 불불과 그녀의 친구들은 강과 들을 누비며 삶의 충만함을 만끽한다. 감독이 직접 각본, 촬영, 편집을 겸한 영화의 장면들은 삶과 그 삶이 놓여진 자리들의 복잡성을 독특한 스타일로 포착한다. 어둠 속에서 램프의 불빛을 활용한 아름다운 미장센,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유령과 물의 모티브는 삶과 뒤엉킨 죽음, 불확실성의 세계, 그리고 기적이 공존하는 순간을 선사한다. 어둠 속에서 신비롭게 드러나는 인물들의 얼굴처럼, 비 전문배우가 연기한 캐릭터는 리얼리즘적 태도를 견지하면서도, 꿈꾸는 태도를 잃지 않는다. 그러므로 그녀는, 우리는 여전히 노래할 수 있다. (홍소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