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로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리던 시기, 고기잡이로 먹고 사는 어촌의 상황도 다른 데에 비해 나을 것이 없다. 고장이 잦아 빨리 처분해야 할 낡은 어선, 전진호의 선장 철주는 목돈을 벌기 위해 중국에서 밀항하는 사람들을 배에 태운다. 감시의 눈을 피해가며 항구로 돌아가던 전진호가 뜻하지 않은 사건에 휘말린다. <살인의 추억>(2003) 시나리오를 봉준호 감독과 함께 썼던 심성보 감독의 데뷔작으로 극단 연우무대의 동명 연극이 원작이다. 영화는 예기치 못한 사고로 비롯된 일이 인간성의 바닥을 보여주는 사건이 되는 과정을 담는다. 2001년 있었던 제7태창호 사건이라 불린 실화에서 비롯된 이야기로, 인간이 이성을 상실할 때 만들 수 있는 지옥의 풍경이 펼쳐진다. 폭풍 같은 사건들이 벌어지는 가운데 동식과 홍매의 러브스토리가 있다. 박유천과 한예리가 연기한 이 두 인물이 잔혹하고 차가운 영화에 온기를 부여한다. (남동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