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영화에서 ‘반항’은 빼놓을 수 없는 주제이다. 특히나 학교를 배경으로 하는 청춘영화는 대부분 억압적 교육환경과 고지식한 기성세대에 관한 ‘반항’을 중요하게 다룬다. 토요다 토시야키의 <우울한 청춘> 역시 그러한 청춘영화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지만, ′반항′보다는 ′우정′을 더 중요한 메시지로 제시하고 있다. 도쿄의 어느 고등학교. 이제 3학년이 된 쿠조는 학교전체 짱이 된다. 그리고, 그의 오랜 친구인 아오키는 쿠조를 좋아하면서 또 선망한다. 그런데, 쿠조가 갑자기 모든 일에 흥미를 잃고, 아오키마저도 멀리하자 아오키는 난폭하게 변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쿠조가 그랬던 것처럼 학교옥상의 난간에 매달려 손벽을 치는 게임을 시작한다. 쿠조를 이기기 위해. 토시야키는 쿠조와 아오키의 세계가 폭력적이기는 하지만, 희망을 전혀 발견할수 없는 상황에서도 서로에게 위안을 주는 관계임을 그리고 있다. 그리고, 영화 전반에 흐르는 극단적인 폭력과 분노, 절망적인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친구로부터 우정을 갈망하는 아오키의 좌절은 연민의 정을 불러 일으킨다. 토시야키는 에너지가 충만한, 그러나 폭력적인 청년들의 내면에 감추어진 고독과 소외를 역설적인 방식으로 풀어내고 있는 것이다. (김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