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nt color=red>`99 로테르담 영화제 출품작</font> 사라져가는 것에 대한 아쉬움 , 그리고 죽은 딸과 살아 있는 아버지가 서로 사랑을 확인하는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 영화 <철도원>이 주는 감동이 바로 그것이다. 일본의 북부 오지 산간마을인 호로마이에는 평생을 철도원으로 근무해온 역장 오토마츠가 있다. 그는 철도원으로서 자기 책무에 누구보다도 충실하며 , 또 철도원이라는 직업을 너무도 사랑한다. 그는 투철한 직업의식 때문에 갓 태어난 딸과 아내가 세상을 떠나는 순간에도 임종을 지켜주지 못하며 , 곧 폐쇄될 시골역을 죽는 날까지 지킨다. 영화는 내내 점차 사라져가는 디젤기관차에 대한 향수를 이야기하며, 오토마츠는 그 상징적인 인물이다. 그리고 오토마츠의 개인적 비극은 역설적으로 오토마츠의 바위 같은 큰 사랑을 이야기 한다. 이를 위해 후루하타 야스오가 선택한 멜로적 기법은 독특하다. ′오토마츠가 죽은 딸을 얼마나 그리워하겠는가′ 라는 점보다 ′죽은 딸이 아빠를 얼마나 그리워하겠는가′를 선택한 것이다. 만약 자신이 살아 있었다면 어떻게 성장하였을 건인가를 아빠에게 보여주고 싶은 딸의 심정을 그리는 것이다. 하지만 이 작품의 품격을 살려주는 가장 큰 요인은 후루하타 야스오의 뛰어난 연출과 함께 오토마츠 역을 맡은 타카쿠라 켄의 연기일 것이다. 따듯한 속내를 감추고 사는 무뚝뚝한 오토마츠 역을 맡은 타카쿠라 켄은 일생일대의 명연기를 보여준다. 타카쿠라 켄이 없는 <철도원>은 상상하기가 힘들다.(김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