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nt color=red>′99 베를린 영화제 인터내셔널 포럼부문 NETPAC상 수상</font> 영화가 시작되면 인사사고가 난 전철 안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어지는 90이 넘은 노인의 바짝 마른 손. <2H>는 이렇게 시작된다. 감독 리잉은 죽음과 언제든지 마주칠 수 있는 한 노인의 모습을 출발점으로 많은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도쿄의 한 아파트에서 혼자 살고 있는 95세 된 노인 마진산은 전 국민당 장군으로 공산혁명 이후 중국을 탈출해 온 지 50년이 넘었다. 그리고 역시 도쿄에 살고 있는 전위예술과 숑원윤은 자신의 일을 하면서 아기를 갖고 싶어 한다. 이 두 사람의 삶은 기묘하게 대비가 된다. 숑원윤은 마진산이 홀로 죽음을 맞이할지도 모른다는 걱정 때문에 그를 돌봐 주지만 마진산의 괴팍한 성격 때문에 두 사람은 끊임없이 갈등을 일으킨다. 그들의 갈등은 세대 간의 갈등이기도 하지만 중국 현대사의 흔적이기도 하며 가족해체, 소외 등과 같은 현대사회가 지닌 문제의 표출이기도 하다. 1998년 2월, 마진산은 숑원윤의 우려대로 혼자 죽음을 맞이하였다. 그래서 <2H>는 리잉이 의도했건 않았건 간에 죽음에 관한 기록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곧 그의 죽음은 일상 속에 묻히고 만다. 이제 남은 것은 숑원윤의 삶이다. 그러나 리잉은 그 답을 21세기로 넘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