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시네마
도노마자신이 가르치는 학생과 복잡한 관계에 얽혀드는 여교사, 신의 부름을 기다리며 아픈 언니를 위해 희생하는 소녀, 거리에서 픽업한 남자와 침묵을 조건으로 동거하는 사진작가. 이렇게 세 인물의 삶이 평행선을 이루는 듯 서로 교차하면서 타인과의 소통이라는 문제를 제기한다. 인간관계의 복잡한 실타래를 실험적인 형식으로 연출한 수작. 인물들은 서로 다른 상황 하에 처해있지만 타인과의 관계를 맺어나가면서 부딪치는 장벽...
아시아 영화의 창
도시의 이방인올해로 제15회를 맞이한 부산국제영화제에 선정된 일본영화 중에는, 지금까지 우리 부산과 연관이 깊은 감독들의 작품이 많이 초대되었다. 사카모토 준지감독에게는 부산패밀리란 말이 어울릴 정도로 제3회 영화제 때의 <멍텅구리 ?상처입은 천사>(98)를 시작으로, <의리없는 전쟁>(00), <보쿤치 ?내가 사는 곳>(02), <카멜레온>(08)등, 그가 거의 매년 한편씩 꾸준히 발표하는 신작처럼, 많은 작품들이 부산...
한국영화의 오늘
돌이킬 수 없는경기도 외곽 지역의 마을에 일가족이 이사를 온다. 그런데, 얼마 뒤 미림이라는 소녀가 실종되는 사건이 일어나면서 마을 전체가 발칵 뒤집혀 진다. 미림의 아버지는 딸을 찾아 헤매기 시작하고, 경찰서를 들락거리다가 새로 이사 온 가족 중 하나가 전과자임을 알게 된다. 그 후 미림의 아버지와 마을 사람들은 세진과 일가족을 둘러쌓고 협박과 회유를 하기 시작한다. 이 영화는 스릴러의 관습을 따르면서도, 한 마을을 ...
갈라 프레젠테이션
된장희대의 살인마가 형장에서 남긴 유언은 체포되기 전에 먹었던 된장찌개를 다시 먹고 싶다는 것. 방송사의 PD는 <시민 케인>에서 ‘로즈버드’를 찾듯이 살인마가 남긴 유언을 추적하면서 된장의 실체를 서서히 알아가게 된다. 살인마의 영혼을 사로잡았던 된장의 맛 뒤에는 불운했던 한 여자의 일생과 그녀를 둘러싼 러브스토리가 있었다. <러브, 러브> 이후 12년 만에 영화를 만든 이서군 감독은 스릴러와 러브스토리를 ...
한국영화의 오늘
두만강이 작품은 근래의 한국영화 중 두만강 근처에 사는 조선족의 모습을 가장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얼어붙은 두만강에서 죽은 사람들의 소식이 들려오고, 이 소식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노인들과 일상처럼 여기는 조선족 아이들의 모습이 대비를 이룬다. 마을 아이들과 창호는 북에서 온 사람들이 있는 곳을 찾아가 당당하게 먹을 것을 청하는 정진이라는 소년을 만난다. 조선족 아이들은 정진에게 축구시합을 제안하며 먹을 것...
월드 시네마
드림랜드덜 알려진 51구역 바로 외곽에 위치한 엑스트라 테레스트리얼 하이웨이에서 미확인 비행 물체를 좇고 있는 댄 프리먼은 외계에서 온 생명체의 징후를 찾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상영된 적이 있는 멋진 데뷔작 <구름 아래>(2002)를 만들었던 아이반 센의 두 번째 장편 영화 <드림랜드>는 전통적인 내러티브 구조가 아닌 다큐멘터리처럼 보이는 극영화다. 우주와 우주에서의 인간의 위치에 대한 경외감을 말하고 있는 ...
미드나잇 패션
드림홈라이의 오랜 꿈은 자기가 원하는 집을 사는 것이다. 드디어 꿈에 그리던 집을 계약 하기 직전 집주인으로부터 집 가격을 올려 달라는 통보를 받는다. 어떻게든 집을 사야 하는 라이는 누구도 상상치 못한 일을 계획한다. <드림홈>을 처음 보고 난 후 문득 ‘과연 이런 일이 현실에서 일어 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우습게도 배급사와 작품 초청을 논의 하던 중 홍콩에서 실제 일어났던 사건을 토대로 한 작품이...
특별기획 프로그램
디야르바키르의 아이들평범한 가족의 나들이는 일순간 폭력의 현장이 된다. 눈깜짝할 사이 부모가 살해당하고, 어린 남매는 갓난아기인 막내와 홀로 남겨진다. 집안의 가구를 팔고 시장을 맴돌며 근근이 연명하는 남매의 시련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쿠르드족 암살로 인해 방치된 어린이 문제는 쿠르드족 사회의 현실이다. 사람들로 북적대지만 황량하기만 디야르바키르의 풍경은 이런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다. 영화는 어린이의 순수함을 미끼로 희...
뉴 커런츠
떠도는 삶2007년 아세안 문학상을 수상한 응유엔 티 응옥 투의 원작소설 ‘광활한 논’을 영화화 한 작품. 부와 그의 아들 디엔, 딸 누옹은 메콩강가에서 오리를 기르며, 배 위에서 살아간다. 어느 날, 디엔은 마을사람들에게 심하게 구타당한 매춘부 수옹을 구해준다. 그리고, 수옹은 부 가족과 함께 이후, 수옹과 부의 가족들은 복잡미묘한 관계에 빠지게 된다. 누옹은 수옹에게서 가족을 버리고 떠나버린 어머니를 떠올리고, 디...
와이드 앵글
똑같은 하루카르멘과 에메테리오는 62년을 동고동락한 노부부다. 그들의 손으로 직접 지은 아카풀코의 집에서 평범하기 그지없는 하루하루를 흘려보낸다. 인생의 종착역에 바짝 다가선 그들에게 가장 큰 낙은 매년 12월31일 다가오는 새해를 축하하러 온 가족이 모이는 것이다. 노부부의 일상을 일체의 미화 없이 객관적이면서도 진정성을 담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속도의 시대에도 정지된 시간을 영위하며 산책과 식사를 하루의 이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