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 앵글 경쟁부문에 초청된 한국과 아시아 단편 중 최우수 작품을 각 1편씩 선정하여, 그 작품의 감독에게 각 1천만 원의 상금을 수여합니다.
<마이디어>
심사평
우리 심사위원은 SF적인 상상력을 바탕으로 멜로드라마 장르의 혼성을 시도하고 소수자에 대한 감수성을 그리면서도 완성도에 대한 놀라운 성취를 보여준 <마이디어>를 만장일치로 수상작으로 결정했습니다. 이 영화는 여러 층위의 이야기를 하나의 주제로 수렴시키는 데 성공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장애 당사자에 대한 깊은 이해와 공감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했습니다. 특히, 청각장애 주인공을 연기한 배우이자 연출자인 전도희 감독의 섬세하면서도 집중력 높은 연기는 보는 이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했다는 점을 언급하고 싶습니다. 공동 연출자인 김소희, 전도희 감독의 앞으로의 작업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21주 후>
심사평
우리 심사위원은 <21주 후>가 자기 몸에 대한 결정권을 가질 수 없는 이란 여성의 현실과 고통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깊이 공감했습니다. 이것은 비단 이란뿐 아니라 지구상의 많은 여성들이 겪고 있는 문제이며, 여전히 유효한 질문이란 점을 상기시킵니다. 임신 중단 결정은 자기 몸에 대한 작은 해방이지만, 여성은 현실에서 더 가혹한 큰 벽과 마주하게 됩니다. <21주 후>는 이와 같은 주제를 전형적이지 않게, 영화적인 언어로 매우 간결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나아가 모성애란 어떤 것인가, 절망적인 현실과 어떻게 싸워야 하는가를 우리에게 묻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작품입니다.
<누구나 때로는 사랑이 필요하니까>
심사평
우리 심사위원은 개인의 상처와 트라우마를 영화적인 언어로 승화시킨 미얀마 감독 세인 라이언 툰의 <누구나 때로는 사랑이 필요하니까>를 특별히 언급하고 싶습니다. 주인공 피오는 파리에 거주하는 아시아계 이민자이자 퀴어이면서 동시에 성폭력 피해자입니다. 그의 과거는 간간이 환청처럼 들리는 사운드를 통해서만 짐작할 수 있으며, 현재 그의 관심은 자유로운 몸짓의 언어입니다. 영화는 모든 사연을 구구절절이 설명하는 대신, 강렬하고 인상적인 음악과 절제된 이야기로 그려내는 데 성공하고 있습니다. 심사위원 모두는 주인공 피오가 진정한 정신적, 육체적 자유를 얻기를 바라며, 세인 라이언 툰 감독의 작업에도 깊은 지지와 응원을 보냅니다.